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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정착기/입독전

[독일정착기] 대략적인 일정 짜보기

by 추쿠아비 2021. 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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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입독 시기로 정했다. 큰 문제가 없다면 코로나 백신 2차 접종까지 끝나고, 어학연수를 위한 자금도 어느 정도 확보가 된 시기이기 때문이다.


© 2021. Am Morgen. CC BY-NC-SA 4.0.


一歩一歩だよ (한 발짝 씩이야)

이렇게 계획을 세우면서 문득 예전에 다니던 회사 선배님이 떠올랐다. 회사 내 프로젝트 중 하나가 파탄이 났었고 긴급히 헬퍼로 그 선배님과 투입된 적이 있었다. 난 잠도 거의 못 자면서 만들고 테스트하고 만들고 테스트하고, 선배님은 큰 틀만 갖고 세세한 디테일을 확인하며 설계를 마쳐나갔다. 말 그대로 꾸역꾸역 진행되던 프로젝트였다. 끊임없이 문제가 발생했고, 설계적 결함도 하나씩 보이고 불리한 입장이다 보니 고객도 요청사항이 점점 많아졌다. 정말 한계라 생각했다.

 

나: 이거 정말 끝날까요? 요청이 계속 오는데요? 수정해도 끝이 없는데요? 요청 리스트가 하면 할수록 늘어나는데요?

선배: 한 발짝 씩이야. 하나씩 하다 보면 가있다. 그냥 걸어가면 돼.

 

난 개발자가 가장 목을 빳빳하게 세운다는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시기인 3~4년 차였다. 어떤 일이든 다쳐낼 자신이 있었는데 끝이 보이지 않는 그 상황에 멘탈이 부서졌다. 당시엔 이해할 수 없었다. 정말 포기하고 싶었다.

우보만리(牛步萬里)라 했던가. 한참이 지나고 선배의 한마디가 큰 힘이 되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한 발짝 씩 이라는 말의 힘을 절실히 깨닫는 최근이다. 계획을 시작할 때는 막막하고 내가 할 수 있을까 두렵기도 했는데 정말 하나하나씩 하다 보니 어느덧 두려움은 사라지고 확신이 생기기 시작했다.

차근차근 하나하나 해결해가면서 문제가 생겨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여유를 가져야겠다.


by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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