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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정보/일본

겨울철 북해도(홋카이도) 운전 시 주의사항

by 추쿠아비 2021. 5. 23.

아마 겨울철 홋카이도에서 어떻게 운전해야 할지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아시다시피 홋카이도 겨울은 상상하시는 그대로 추위와 눈의 향연이다. 한마디로 가혹하다.

사실 여행자들에게 겨울철 홋카이도에서 운전을 추천하지 않는 편이다. 우리나라와는 다른 도로교통법, 익숙하지 않은 신호 체계, 반대 방향 운전석과 반대 방향 도로에서 상당히 신경 쓰이는데 눈까지 신경 써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홋카이도는 자동차를 이용해야 비로소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것들이 많으므로 자동차로 이동해야 할 일이 있는 분들께 참고가 되었으면 한다.


'급'은 금물

어디서나 마찬가지지만 운전을 할 때 반드시 기억하고 주의해야 할 내용이다. 바로 급한 행동이다. 급발진, 급가속, 급정차, 급격한 방향 전환이다. 특히나 눈길에서 급한 행동은 미끄러져서 사고로 이어진다.


눈을 조심하자

녹고 얼고를 반복한 눈은 차에 심한 손상을 입힌다. 홋카이도에 사는 숙련된 운전자들은 눈의 상태를 보고 어느 정도 판단은 할 수 있지만 정확하게는 알 수 없으므로 항상 주의하며 운전하는 편이다. 눈길에서는 다음 2가지 현상을 특히 주의해야 한다.

 

  • 블랙 아이스
    블랙 아이스란 눈으로 봐서는 도로가 얼어있는 상태인지 어떤지 판단이 안 되는 상태를 말한다. 요즘은 스노우 타이어의 성능이 좋아져서 길이 얼어있다는 걸 아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사고의 대비가 가능하다. 하지만 블랙 아이스는 눈으로 봐선 일반 도로와 구별이 어려워 굉장히 위험하다. 눈이 내리지 않아도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시기에 일어나는 사고들은 대체로 이 블랙 아이스가 원인이다. 브레이크를 밟아도 차가 멈추지 않아 당황하게 되고 급한 행동으로 이어져 사고로 연결된다. 절대 과속하지 말고 차간 거리를 충분히 두자. 신호는 간격을 두고 서두르지 말고, 출발할 때도 천천히 하는 것이 좋다. 외부 기온이 영하라면 일단 길에 블랙 아이스는 무조건 있다고 생각하고 조심히 운전하는 것이 좋다.
  • 화이트 아웃
    오오츠크와 태평양에서 급격히 발달하는 태풍급 저기압에 의해 발생하는 눈 폭풍이다. 눈앞이 아예 안 보일 정도로 불어닥친다. 일단 불어치기 시작하면 한 치 앞도 보이지 않기 때문에 어디가 도로인지조차 모르게 된다. 당연히 차선도 보이지 않고 방향 감각도 상실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차 밖으로 나가는 것도 아주 위험한 행동이다. 운전을 계속하는 것도 아주 위험하다. 언제 어디서 뭐가 나타날지 모르고 어디론가 빠져버릴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전조등을 켜두고 눈이 그치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조금만 기다려도 눈이 엄청나게 쌓여서 눈에 묻혀 꼼짝도 할 수 없는 아주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 차에는 항상 삽과 같은 제설도구를 준비해두는 것이 좋다. (홋카이도 렌트차량에는 간단한 제설도구가 트렁크에 갖춰져 있다)

by Unsplash.


고갯길을 조심하자

삿포로와 같은 도심지는 제설이 금방 이루어지므로 비교적 운전하기 편하지만 도로가 좁다. 제설하고 갓길에 쌓아둔 눈 때문에 일방통행처럼 두 대가 마주 보고 다닐 수 없게 되는 도로도 생겨난다. 눈 때문에 지도상엔 존재하지만 차가 다닐 수 없는 도로도 생겨나므로 구글맵이나 앱을 이용해 이동 경로를 설정하면 안내에 나오는 시간의 두 배를 염두에 두고 이동해야 한다. 무리한 일정은 서두름을 불러오고 위험한 상황에 빠지게 된다. 또 교외에 있는 도로는 아예 통행이 금지되는 곳도 있으므로 항상 염두에 두고 이동을 해야 한다.

가장 주의해야 하는 길은 고갯길(峠: 토우게)이다. 예를 들어 닛쇼토우게(日勝峠)는 다중 추돌 사고가 일어나는 곳으로 유명하다. 홋카이도 주요 고갯길은 항상 우선 제설 대상이기도 해서 제설은 빈번히 되지만 눈 내리는 양이 상상을 초월해서 언제 제설했나 싶을 정도로 금방 눈이 쌓이곤 한다. 오르막길은 속도가 많이 나지 않으므로 그렇게 위험하진 않지만 내리막길은 그 반대다. 의도치 않게 속도가 나고 커브도 많아 차간 거리가 좁혀진다. 자연히 브레이크를 밟는 횟수도 늘어나고 노면이 미끄러우면 사고로 이어진다. 해가 질 때는 낮엔 녹아있다가 얼기 시작하는 구간이 생겨나므로 한번 지나 본 길이라고 절대 안심해선 안 된다.

고갯길에서는 자동 변속 기어 차량이라도 수동 변속 기어로 변경하고 엔진 브레이크로 속도를 줄이며 가는 것이 효과적이다. 평지를 달릴 때는 눈이 내릴 때나 눈이 그친 직후를 주의해야 한다. 그나마 눈으로 분간되던 빙결 구간도 분간이 안 되게 가려져 버리고 없던 빙결 구간도 타이어가 눈을 밟고 지나가면서 아주 미끄러지기 쉬운 빙판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눈이 많이 올 때는 도로에 파묻히기도 하니 무리해서 차가 잘 가지 않는 길은 진입하지 않도록 한다.

보통 다른 차가 달린 길을 따라 달리면 괜찮다고들 하지만 위험성이 없는 것은 아니란 걸 기억하자. 차가 밟고 지나간 길은 눈이 압축되어 있어서 미끄러지기 쉬운 상태이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비용 문제로 열선이 깔린 도로도 온열 기능을 꺼두는 도로가 많다. 열선 도로 구간 자체가 잘 어는 구간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통행량이 적은 시간에는 꺼두는 곳도 많으므로 당연히 열선이 작동하고 있을 거로 생각해선 안 된다.


외부 기온을 주시하자

영하 1도부터 영하 8도 사이가 미끄러질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영하 8도보다 더 내려가면 블랙 아이스라도 미끄러질 확률은 낮아진다. 얼음 위에서 미끄러지는 현상은 타이어와 얼음 사이에 생긴 수막 때문에 발생하기 때문이다. 즉 타이어와 접촉된 얼음 사이가 녹아 수막이 생기지 않을 정도로 저온이면 오히려 미끄러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스노우 타이어가 추우면 추울수록 성능이 좋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노면 상태에 따라 신경 써야 하는 것도 달라진다. 어중간한 기온이라 쌓여있던 눈이 녹으면서 셔벗 상태가 됐다면 다른 차량이 지나간 바퀴 자국 위를 밟고 달리지 않도록 한다. 상하 움직임도 심해지지만 압축되어 쌓인 눈이 녹으면서 차체가 옆으로 미끄러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때론 커브에서 중심을 잃고 차량 뒷부분이 돌아갈 수도 있으니 속도를 줄이고 천천히 운전하자. 눈이 내릴 때는 안갯속에서와 비슷하게 운전한다. 상향등은 오히려 앞이 번져서 잘 안 보인다.

큰 화이트아웃이 아닌 작은 화이트 아웃이라면 삿포로 시내에서도 빈번히 일어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패닉에 빠지지 않는 것이다.

겨울 도로에서는 안전이 기본이다. 가혹한 환경만 강조했지만 충분히 준비하면 즐거운 여행이 될 수 있다. 이 시련을 잘 극복하면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광활한 흰 설원을 시원하게 달리는 겨울만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홋카이도 여행에 자동차는 뗄 수 없을 만큼 중요한 이동 수단이다. 특히 공공 교통기관이 적은 지역을 효율적으로 여행하기 위해선 필수라고 할 수 있다. 단 무리한 일정을 짜지 않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by Unsplash.


추가내용
홋카이도의 렌트 차량은 사륜구동에 스노우 타이어 장착이 기본 사양이긴 하지만 예약을 하기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보험은 반드시 풀 커버로 들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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