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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정보/일본

현지인이 알려주는 홋카이도 여행 주의사항

by 추쿠아비 2021. 5. 13.

이 글은 2018년 11월 5일에 작성되었습니다.

먼저 북해도는 일본어로 정확하게 발음하면 홋카이도이다. ㅜ가 아니라 ㅗ다. 사실 발음으로 치면 혹가이도가 더 정확할 듯하다. (우리 학교(조선학교)식 표기법이다.) 이 글에서는 편의상 북해도로 명칭을 통일하려 한다.

by Pixabay.


북해도는 생각보다 크다

대한민국 면적: 100,200 km2
- 위키백과, 대한민국 (2018.11.05)

북해도 면적: 83,450 km2
- 위키백과, 북해도 (2018.11.05)

 

따라서 여행 계획을 세울 때 북해도의 면적을 잘 고려해서 짜야한다. 넉넉한 일정이라면 많은 곳을 여유롭게 돌아볼 수 있겠지만, 일정이 짧다면 이동 시간을 고려한 여행지 선택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것도 눈이 없는 여름에 해당하는 이야기로 겨울에는 교통수단도 한정되므로 무리한 여행 일정은 몸과 마음과 지갑이 피곤해진다.

예를 들어 보자. 다른 나라에 사는 외국인 친구가 우리나라로 여행을 온다 치자. 4박 5일 계획표를 짜서 보내왔는데 아래와 같은 일정이다.

 

  • 첫째 날 - 인천 공항 입국 후 서울 구경
  • 둘째 날 - 서울 → 이동 → 대전 구경 → 이동 → 서울 숙박
  • 셋째 날 - 서울 → 이동 → 경주 구경 → 이동 → 서울 숙박
  • 넷째 날 - 서울 → 이동 → 춘천 구경 → 이동 → 서울 숙박
  • 다섯째 날 - 서울 구경 후 인천 공항 출국

정말 나열한 곳들을 다 돌아봐야 한다는 의지와 목표가 있다면 가능한 방법과 최선의 루트를 알아봐 줄 수 있겠지만 사실 보고만 있어도 숨차다. 얼마나 빡빡한 일정인지 설명하지 않아도 대충 감이 올 것이다. 요즘 북해도 패키지여행을 보면 위에 버금가는 일정의 패키지가 가끔 있다. 물론 TV에서 소개된 명소만 핀포인트로 빠르게 돌아본다는 점에선 패키지여행도 충분히 추천할만하다. 하지만 모처럼 해외여행인데 여행 기간의 절반에 가까운 시간이동으로만 써야 한다는 게 안타까운 면도 있다.

삿포로를 기준으로 주요 관광지까지의 대략적인 이동 거리는 아래와 같다. (이동 수단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삿포로에서 북서쪽
삿포로 → 오타루(小樽): 40km
삿포로 → 요이치(余市): 60km
삿포로 → 샤코탄(積丹): 100km

삿포로에서 북동쪽
삿포로 → 후라노(富良野) : 100~140km
삿포로 → 비에이(美瑛) : 140~160km
삿포로 → 아사히카와(旭川): 150~170km

삿포로에서 남쪽
삿포로 → 도야호(洞爺湖): 120km~150km
삿포로 → 노보리베츠(登別): 100km~150km
삿포로 → 하코다테(函館) : 300~330km

- 출처: 구글 경로 찾기: 자동차 이동 경로: (2018/11/05 based)

 

패키지여행을 보면 북동쪽과 남쪽을 크게 도는 경로가 많다. 대략 이동 거리만 적게는 300km 많게는 800km 가까이 되는 경로다. 당일치기로 하루에 다녀오기엔 부담스러운 거리인 게 사실이다. 위와 같은 이유로 북해도 패키지여행의 감상을 들어보면 하나같이 버스를 너무 오래 탄다라는 의견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짧은 일정이라면 여행의 목적, 테마를 정해서 여행을 하길 추천한다. 예를 들어 대자연과 풍경이라면 북동쪽(후라노, 비에이, 아사히카와, 오비히로, 쿠시로, 아바시리, 왓카나이 등), 온천이라면 남쪽(조잔케이, 도야, 노보리베츠 등), 도시 분위기, 쇼핑, 식도락이라면 북서쪽(삿포로, 오타루 등), 혹은 남쪽에 있는 하코다테로 여행 방면을 정하는 방법이다. 테마와 목적지가 정해졌다면 다른 쪽은 과감하게 포기하고 다음을 기약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또 다른 팁은 이동 방면 쪽으로 숙소를 잡는 것이 좋다. 삿포로를 여행할 계획이 없다면 굳이 삿포로를 베이스캠프로 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삿포로에 숙소를 두게 되면 반드시 밤에 돌아와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게 키포인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삿포로가 교통의 중심지라 삿포로를 기점으로 어디든 이동이 편리해서 숙소를 삿포로로 정하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사실 남부나 북동부 방면이 여행 목적이라면 신치토세 공항에서 삿포로로 오지 않고 바로 여행지로 가는 편이 이동 경로에 낭비가 없다. 주요 여행지를 먼저 돌아보고 삿포로를 거치는 방식으로 들렀다가 가는 것도 생각해 볼 만하다.

그리고 먼 곳을 가보고 싶을 땐 과감히 일본 국내선 항공을 이용하는 것도 추천한다. 북해도는 주요 도시마다 국내선 공항이 있고 시기에 따라선 기차로 이동하는 것보다 훨씬 싸다. (외국인 할인 프로모션을 이용하면 십만 원 내외로 왕복할 수 있다.)

그리고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열차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삿포로를 벗어나 도동(오비히로(帯広), 구시로(釧路), 아바시리(網走))이나, 도북(왓카나이(稚内)) 쪽은 대중교통이 한 시간에 한 대거나, 두 시간, 세 시간에 한 대가 다니는 곳도 많다. (이 큰 섬에 600만 명밖에 살지 않으니 어쩔 수 없다) 삿포로를 벗어나서 이동 수단을 한 번만 놓쳐도 일정이 줄줄이 뒤로 밀릴 수도 있으니 항상 이동 경로와 환승 경로, 소요 시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by Pixabay.


일기예보를 확인하자

추위 때문이 아니라 교통 때문이다. 겨울에는 눈으로 인해 시야가 가려져 열차가 멈추거나 온도가 급격히 떨어져서 길과 열차 노선이 얼어 교통이 마비될 때가 있다. 예고된 눈이라면 숙련된 제설팀이 사전에 투입되므로 그럴 일이 적지만 예고 없이 눈 폭풍이 불어닥치면 빈번히 교통이 마비된다. 북해도의 제설팀 제설 능력은 거의 최고 수준이라 대부분 순식간(늦어도 반나절)에 복구되지만 잘 짜 놓은 여행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 있으니 이동은 항상 비상수단을 생각해두거나 한 박자 빨리 이동을 해두는 방식으로 일정을 여유 있게 잡아두는 것이 좋다.
※ 참고로 삿포로에서 신치토세 공항으로 오고 가는 도로, 전차 노선은 교통량이 가장 많고, 주요 기간 시설이라 최우선으로 복구되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비행기가 뜰지 안 뜰지가 가장 큰 변수이다.

삿포로 날씨만 검색해보고 의외로 따뜻할 거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북해도 안에서도 삿포로는 따뜻한 곳으로 분류된다. 추운 시기가 길 뿐 실제로 와보면 체감상 서울보다 춥지 않다. 그러므로 삿포로를 벗어난 곳에 갈 때는 삿포로 기준으로 생각하고 갔다간 큰 코 다칠 수 있으니 기온을 확인하고 복장을 준비하자. 무엇보다 신발이 중요하다. 눈 때문에 젖으면 동상에 걸리거나, 숙소로 돌아갔을 때 강력한 청국장 냄새와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복장에 관한 팁으로는 삿포로나 오타루처럼 비교적 실내에 들어갈 일이 많은 관광지나 대중교통을 길게 이용할 때는 온도 조절이 쉽게 입고 벗기가 편한 옷을 여러 겹 덧입는 걸 추천한다. 북해도는 실내와 대중교통의 난방이 아주 센 편이어서 실내로 들어가면 더울 수 있다. 이때 꽁꽁 싸매고 있다면 벗기가 곤란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롱 패딩 하나만 입고 다니시는 분이 많은데 속이 홑겹이라 실내가 덥다고 벗을 수도 없어서 곤란해하는 분들을 자주 본다. 그래서 여러 겹을 추천해 드리는 것이다. 그리고 벗은 옷을 담을 수 있는 배낭이나 가방을 항상 들고 다니면 아주 유용하고 편하게 다닐 수 있다. 가방은 옷뿐만 아니라 여행지에서 산 선물을 담기에도 아주 유용하다. 겨울뿐만 아니라 여름에도 새벽과 밤에는 급격히 온도가 내려가기 때문에 일기예보를 확인하고 항상 복장에 신경 쓰도록 한다.


by Unsplash.


야생동물에게 다가가지도 만지지도 말자

삿포로는 도심지에서도 밤에 공원으로 산책하러 나가면 가끔 너구리와 여우를 만날 수 있다. 사람을 무서워하지도 않고 먹이를 달라고 애교를 피우며 다가오는 녀석도 있는데 절대 만지면 안 된다. 에키노코쿠스(포낭충증)라는 기생충을 갖고 있으므로 절대 만지면 안 된다. 감염되면 치료 방법이 외과 수술로 절제해내는 방법밖에 없으므로 첫째도 예방 둘째도 예방이 최선이다.

가장 위험한 건 곰이다. 매년 곰과 관련된 뉴스가 나온다. 불과 몇 달 전에도 산에 나물 캐러 갔던 남성이 곰에게 습격받았다는 뉴스도 나왔었다. 현지인들은 산에 갈 땐 상식처럼 곰을 피하고자 방울을 달고 다닐 정도다. 혼자 으슥한 곳으로 산책하러 가거나 개인행동은 되도록 삼가는 편이 좋다.

하코다테에 가면 야생마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밖에도 사슴과 원숭이도 만날 가능성이 있는데 절대 만지거나 위협하면 안 된다. 도동 쪽으로 가면 사슴과 여우가 도로변으로 튀어나오거나 무리로 이동하므로 운전도 조심해야 한다. 운전을 할 땐 항상 염두에 두고 마음의 준비를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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