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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일상

삿포로에 살아보고 느낀 것들 (여름 & 가을)

by 추쿠아비 2021. 5. 13.

이 글은 2019년 1월 1일에 작성되었습니다.

2018년 6월부터 2018년 11월까지(6개월)

음식 편

  • 감자 최고다
    예전엔 감자에 별 감흥이 없었는데 여기 와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감자는 어디에 넣어도 맛있다. 구워서 홋카이도산 버터를 올려먹으면 최고다.
  • 옥수수 최고다
    옥수수는 스위트콘이고 익히면 쫀쫀한 게 아니라 사각사각하다. 처음엔 찰옥수수가 그리웠는데 이것도 한번 빠지니 계속 찾게 된다. 날것으로 먹어도 맛있다.
  • 멜론 최고다
    멜론맛 과자, 음료, 아이스크림이 여기 제철에 잘 익은 멜론 맛을 따라오지 못한다. 멜론에 아이스크림을 올려서 팔기도 하는데 동시에 떠먹어도 아이스크림의 맛에 멜론이 전혀 밀리지 않는다. 입 안에서 서로 이기겠다고 싸우는데 그게 별미다.
  • 성게 최고다
    삿포로 근교에선 샤코탄 쪽에서 나오는 성게가 유명한데 산지에 가서 먹으면 신선하고 싸고 맛있다. 원래 성게를 먹지 않았었다. 한번 먹어보고 특유의 쿰쿰한 냄새 때문에 내 스타일은 아니구나 했다. 여기에 와서 반신반의하면서 덮밥을 한번 먹었는데 이게 뭔가 싶었다. 깊은 맛이 나는 크림을 떠먹는 느낌이었다.
  • 세이코 마트에서 파는 아이스크림이 맛있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원료를 이용해서 만들어서 안심하고 먹을 수 있고 가격도 싼 편이다. 멜론 아이스크림과 우유 아이스크림이 있다면 꼭 한번 드셔 보시길 권해드린다.
  • 집에서 징기스칸을 먹는다
    슈퍼에서 냉동 양고기를 흔히 구입할 수 있다. 쇠고기, 돼지고기보다 저렴하다. 대부분 뉴질랜드 산이다. 현지인들은 징기스칸을 사 먹으러 징기스칸 가게에 가는 빈도가 현저히 낮다고 한다. 집에서 먹어도 충분히 싸고 맛있다. 슈퍼에서 징기스칸 소스도 판다.

by Unsplash.


생활 편

  • 캠프의 성지가 된다
    캠프장이 아주 많고 바이크를 타고 본토에서 넘어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 공기도 맑고 날씨가 좋아서 캠핑하기에도 최고다. 밤에 하늘에서 별이 쏟아지는 것 같다.
  • 오오도오리 공원에서는 쉴틈 없이 축제가 열린다
    지나가다 보면 항상 뭔가를 하고 있다. 꽃 축제를 하다가 조금 있다가 보면 맥주 축제를 하고, 또 금방 라일락 축제를 했다가, 또 보면 가을 축제를 한다. 매번 뚝닥 뚝닥 철거했다가 다시 지었다가 한다.
  • 맥주 축제는 의외로 별로다
    경험 삼아 가거나 모처럼이라 가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 현지인들은 주위에 있는 비어 가든(야외)에 많이 간다. 맥주 축제는 붐비고 비싸고 맛도 별로라 잘 가지 않는 편이다. 건물 옥상이나 야외에 테이블을 내어놓고 술을 파는 데가 오히려 싸고 맛있다.
  • 낮에 집에 있으면 덥다
    기본 사양이 이중창에 난방이 잘 되는 구조다. 역으로 말하면 더위가 빠져나가질 않는다.
  • 에어컨이 없어도 크게 불편하진 않다
    저녁이 되면 20도 언저리를 맴돌아서 창문을 열어두면 시원하다. 아주 가끔 비가 와서 후텁지근한 날에는 에어컨이 생각나곤 한다. 그래 봤자 일 년에 일주일이 안 되는 정도다.
  • 조금만 따뜻해도 덥다고 느낀다
    25도 전후인데 덥다고 느낀다. 대구 출신이라 더위에 강한 편이라 생각했는데 시원한 상태로 지내다 보니 30도를 넘어가면 목숨이 위태롭다고 느낀다.
  • 교외로 나가면 풍경이 예술이다
    삿포로 시내만 벗어나면 대자연이 펼쳐진다. 숲, 계곡, 바다, 호수. 자연 그대로의 것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눈이 없어서 차만 있으면 이동이 아주 편하다.
  • 홋카이도 지역방송에 소개된 가게에 가기가 어렵다
    숨겨진 가게라고 소개해 주는데 삿포로에서 몇 백 킬로미터가 떨어져 있거나 정말 외진 곳에 있어서 '아 정말 숨겨놨구나. 계속 숨겨두지.' 싶다. 가끔은 시내에 가게를 소개해 주는데 다음날 가보면 긴 행렬과 마주할 수 있다.

© 2021. Am Morgen. CC BY-NC-SA 4.0.


환경 편

  • 해가 일찍 뜬다
    새벽 세시 반이면 해가 뜬다. 그리고 일곱 시까지 떠 있다. 하루가 겨울엔 짧고 여름엔 길다. 극단적이다.
  • 태풍, 장마가 없다
    장마 전선은 홋카이도 최남단 부근에서 소멸된다. 태풍도 대부분 도착하기 전에 본토를 쓸고 소멸하거나 서쪽이나 동쪽으로 크게 벗어난다. 그래도 쌀쌀하면서 일주일 정도 비가 오락가락하며 계속 내리는 시기가 있긴 있다.
  • 햇볕이 아주 뜨겁다
    여름엔 날씨가 아주 화창한 날이 많다. 햇볕을 직접 받으면 잠깐만 나가 있어도 금방 살이 탄다. 그늘에 가면 서늘하고 시원하다.
  • 일본의 추석인 오봉(8월 15일: 광복절)이 지나면 쌀쌀해진다
    8월 중순 즈음엔 최저 기온이 20도를 밑도는 날이 나타난다. 맥주 축제가 이 시기에 열리는데 저녁에 야외에서 맥주를 마시다 보면 가끔 쌀쌀하다.
  • 다이세츠산 쪽에는 9월 말 10월 초쯤에 첫눈이 내린다
    한 여름에도 얼핏얼핏 눈이 보이는 산인데 가을부터 눈이 쌓이기 시작한다.
  • 도심엔 모기가 거의 없다
    사는 동안 모기에 한번도 물리지 않았다. 모기뿐만 아니라 곤충 자체가 잘 안 보인다. 하지만 외곽(숲, 캠핑장)에 나가서 야외활동을 하면 많이 보인다. 외곽에는 벌레들이 미친 듯이 많다.
  • 삿포로 시내에서도 가끔 곰이 출몰한다(남구와 테이네구 쪽)
    남구는 산세가 좋은 곳에 위치해 있어서 배가 고파진 곰이 내려온다. 가끔 공원에서 곰의 변이 발견되거나 논밭에서 발자국이 발견되면 통제가 되곤 한다.

© 2021. Am Morgen. CC BY-NC-SA 4.0.


※ 이 글은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을 정리한 것으로 일반적인 내용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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