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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포기

세계일주포기 : 모든 계획을 망쳐버린 그놈

by 추쿠아비 2021. 5. 21.

이 글은 2020년 11월 2일에 작성되었습니다.

포기

결국 작년 연말부터 계획했던 세계 일주는 포기했다. 바로 코로나 때문이었다.

한국으로 돌아오자마자 본격적으로 준비를 시작했었다. 하지만 돌아가는 상황을 보고 3월에 마음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다른 계획을 세우고 실행을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그래서 블로그에도 글을 남길 수 없었다.


대략적인 계획

  • 2020년 1월~4월 - 국내 어학
    - 국내 어학 : 한국에서 학원에 다니며 영어 학습 (문법, 회화)
  • 2020년 4월~5월 - 필리핀 어학
    - 국외 어학 : 필리핀 스파르타 어학원 등록 (회화)
    - 어학원 등록 직후, 국제 학생증 발급
  • 2020년 5월~6월 - 동남아 여행
    - 동남아 육로 여행
    - 필리핀에서 싱가포르로 입국
    - 육로로 3~4개국 (말레이시아,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1주일씩 체류
  • 2020년 6월~7월 오스트레일리아 여행
    - 말레이시아나 싱가포르에서 오스트레일리아 퍼스로 입국
    - 서부에서 동부로 이동하며 여행
  • 2020년 7월~8월 뉴질랜드 여행
    - 시드니, 브리즈번에서 뉴질랜드로 입국
    - 남부와 북부를 2주씩 여행
  • 2020년 8월~10월 남미 여행
    - 뉴질랜드에서 칠레, 아르헨티나 혹은 브라질로 입국
    - 육로로 대도시 위주로 여행 (안전상의 이유)
  • 2020년 10월~12월 미국 여행
    - 서부에서 동부로 미국 횡단 열차로 여행
  • 2020년 12월~ 2021년 2월 유럽 여행
    - 미국 동부에서 영국으로 입국
    - 이력서를 오픈
    - 유럽 각국에 지원하고 연락이 오는 곳에 가서 취업 면접 진행

인생은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간략한 계획이었지만 코로나 때문에 모든 계획이 틀어져 버렸다. 말 그대로 불가항력이다. 그래서 새로운 계획을 세웠다. 결과를 말하자면 독일 취업준비 중이다. 그 결정을 하기까지의 흐름은 아래와 같다.

대구에서 지내던 우리는 1월부터 시내에 있는 영어 학원에 다니기 시작했고, 필리핀 세부에 있는 어학원에 4월부터 시작되는 스파르타 과정에도 등록했다. 국제학생증도 신청해서 만들었다.

 

국제학생증
외국 어학원에 1개월 이상 등록하고, 등록금 & 학비를 결제하면 입학허가서를 받을 수 있다. 이걸로 국제학생증 신청이 가능하다. 실제로 영수증과 입학허가서를 받아서 국제학생증을 받았다.

 

영어 학원을 다니며 오랫만에 학생으로 돌아간 기분이라 너무나 새로웠다. 하지만 2월에 대구에서 신천지 발 대규모 감염이 발생했고 대면 수업은 모두 취소되었다. 당시 대구 상황은 정말 참담 했다. 어쩔 수 없이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대부분의 시간을 장 보러만 가끔 나가고 집에서만 머물며 지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차츰 잠잠해지면서 어느 정도 다시 희망을 품게 되었다.

필리핀 어학연수는 숙식이 모두 제공되고 아침 8시부터 저녁 6시까지 스파르타로 진행되는 과정이었다. 하지만 3월 초에 필리핀으로의 입국 금지가 내려지면서 어학연수도 취소가 되었다. 그리고 줄줄이 외국으로 나갈 수 있는 수단이 사라져 갔다.

말 그대로 멘붕이었다. 이미 계획은 틀어졌고 우린 그냥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한참을 고민했었다. 이런 상황에 대한 대비는 전혀 하지 않았다.

한 달 정도 국내에서 여행하면서 마음을 다잡고 직장을 찾아보기로 결론을 내렸다. 대장님이 제주도 한달살이를 한번 해보자고 해서, 제주도로 들어가 한 달을 지냈다. 우리가 제주도에 입도한 직후 제주도로 들어갈 수 있는 교통편이 모두 막혔고 우린 다른 관광객이 없는 제주도를 만끽할 수 있었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우린 철저히 예방수칙을 지켰고 다른 관광객이 있으면 드라이브 스루 형식으로 즐겼고 다른 관광객이 없으면 차에서 내려 산책을 했다.

이때 쉬면서 일자리를 찾아봤다. 나는 제주도가 마음에 들었고 제주도에 일자리를 알아보려 했었다. 제주도엔 많은 IT 기업이 있었고 자리도 제법 있었다. 하지만 뭔가 마음 한구석이 허전한 건 여전했다. 그러던 와중에 내 눈을 뜨는 모집 하나가 있었다.

K-move 독일 IT 취업 양성 과정

끌리는 타이틀이었다. 원래 유럽으로의 취업을 계획하고 있었기에...

모든 교육 비용이 국비로 지원이 되는 사업이었고, 독일어뿐만 아니라 영어를 집중적으로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 그리고 정착 지원, 케어까지 해주는 사업이었다. 고민하지 않고 지원을 눌렀다. 나이 제한이 문제였지만 전화로 문의를 해보니 20% 정도는 나이와 상관없이 선발한다는 소식에 한시름 덜 수 있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갈 시기에 다시 제주도와 외부로의 교통편이 열렸고, 부랴부랴 비행기를 예약해서 대구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이후의 내용은 다시 독일 취업 준비 카테고리에서 정리해보려 한다.


가늘고 길게

이제 인텐시브 한 기간으로 세계 일주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렇다면... 내 평생을 걸고 천천히 할 수밖에!

단기간에 집중적인 여행은 이제 어렵겠지만 천천히 곳곳을 돌아보는 인생을 살려고 한다. 역시 뭐든 계획대로 한다는 건 어려운 것 같다.


by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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